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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덕은 꾸며서는 이뤄질 수 없다. 그것은 명예가 아니다.

 

명불가간이성야, 예불가교이입야!

(名不可簡而成也, 譽不可巧而立也)

 

“ 이름은 간단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꾸며서 만든 허상은 남의 기림을 받을 수 없다"

 

명예가 무엇이던가? 한자 의미 그대로 이름으로 칭찬을 받는 것이다. 이름만 말하고 칭찬을 얻는 게 명예다.

 

어떻게 하면 명예를 얻을 수 있는가?

 

 

묵자(墨子) 수신(修身)편의 가르침이다.

 

본래 고전에서 밝히는 명예를 얻는 일을 간단하다. 덕을 많이 쌓으면 그 대가로 오는 게 명예다.

 

그럼 덕이란 무엇인가? 사거리에 선 사람이 눈꼬리가 올라가 기고만장한 모습이 덕자의 본의다. 요즘으로 치면 카퍼레이드를 펼치는 모습을 주인공 입장에서 기록한 글자가 바로 덕 자의 의미다.

 

덕은 사거리 만천하의 칭찬을 듣는 것이다.

 

역시 방법은 간단하다. 만인을 이롭게 한 이가 사거리에서 만인의 박수를 받는다. 덕은 그런 글자다.

 

고대이래 만인을 이롭게 하는 일은, 크게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고, 치수에 성공한 것이요, 대중을 이끌어 천재지변을 이겨낸 것이다.

 

작게는 모든 사람의 귀감이 되도록 자신의 직분을 다하는 것이다.

 

아들이 효를 다해 그 행적이 소문이 나면 만인의 칭찬을 듣고, 부부가 서로의 정을 다해 애틋하면 만천하에 칭찬을 얻는다.

 

그 것이 덕을 쌓는 것이고, 명예를 얻는 것이다. 이름만으로 칭찬을 듣는 방법이다.

 

그런데 여기에 묵자는 한가지 경고를 한다. 바로 이름을 얻는 것이 간단하지 않고, 그 이름을 얻었다고 칭찬을 듣는 것이 우연한 일에 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름을 얻는 게 간단치 않다.”

 

사람은 누구나 이름이 있다. 그것은 나와 그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에게만 중요할 뿐이다.

 

예컨대 태어나 나와 부모, 친인척들에게만 내 이름이 중요하다. 학교를 가면서 내 이름은 선생과 한 반의 친구들 사이에서 중요하다.

 

이름의 값이 조금씩 달라지는 건 사회에 진출하면서부터다. 사회 진출하면서 누구는 그 이름이 동네에 머물고, 누구는 한 회사에 머물고, 누구는 전국의 모두가 아는 이가 된다.

 

하지만 반평생을 산 필자가 돌아보면, 과연 초중고 대학을 거쳐 학급 친구들 가운데 누가 이 나라 남녀노소 모두가 그 이름을 아는 인물이 된 이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이름을 얻은 이가 반드시 학교 성적에 우수했던 것도 아니다.

 

누구는 정말 공부를 잘했지만, 어찌어찌 한 회사에 머물고 있고 누구는 아예 이름을 묻고 산다. 그나마 글로 이름을 남기는 필자들이 있을 뿐이다.

 

당대 이름을 남기는 것도 어렵지만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는 더욱 어려운 법이다.

 

그럼 그 이름을 남겨 칭찬을 듣는 것은 어떤가?

 

묵자는 ‘교’(巧)로는 되지 않는다고 했다. 번역을 ‘우연’이라고 했지만 교는 그보다는 아름답다. 꾸미다는 뜻이 강하다.

 

공자는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말에서 교를 ‘듣기 좋게 꾸민’이라는 뜻으로 썼다. 묵자의 교 역시 비슷한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름은 잠시의 꾸밈으로 칭찬을 듣지는 못한다는 게 묵자의 진정한 가르침이다.

 

어찌 명예가 하루아침에 오겠는가? 어찌 교묘히 꾸며 얻을 수 있겠는가?

 

지고(至高)하게 덕을 쌓은 결과가 바로 명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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