舍南舍北皆春水, 但见群鸥日日来。 shě nán shě běi jiē chūn shuǐ, dàn jiàn qún ōu rì rì lái 。 花径不曾缘客扫, 蓬门今始为君开。 huā jìng bú céng yuán kè sǎo, péng mén jīn shǐ wéi jun1 kāi 。 盘飧市远无兼味, 樽酒家贫只旧醅。 pán sūn shì yuǎn wú jiān wèi, zūn jiǔ jiā pín zhī jiù pēi 。 肯与邻翁相对饮, 隔篱呼取尽余杯。 kěn yǔ lín wēng xiàng duì yǐn , gé lí hū qǔ jìn yú bēi 。 초당 주변으로 온통 봄기운 가득하고, 갈매기들은 날마다 날아오네 꽃잎 떨어진 길 그대로 두고, 싸리문 활짝 열어 오는 그대를 기다리네 장터가 멀어 가지 못해 초라한 안주,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술은 오래 묵은 탁주뿐 그대만 좋다면 이웃의 말솜씨 좋은 영감 불러내 남은 술 함께 마시세 말년 행복이라는 게 뭘까?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집을 짓고 조용한 서재에서 책을 읽고 산책하는 게 일상인 생활은 어떨까? 가끔, 산해진미는 아니어도, 탁주에 푸성귀가 전부라 해도 이웃, 친구와 왁자지껄 즐거운 술상을 함께 할 수 있다
言入黄花川,每逐清溪水。 yán rù huáng huā chuān ,měi zhú qīng xī shuǐ 。 随山将万转,趣途无百里。 suí shān jiāng wàn zhuǎn ,qù tú wú bǎi lǐ 。 声喧乱石中,色静深松里。 shēng xuān luàn shí zhōng ,sè jìng shēn sōng lǐ 。 漾漾泛菱荇,澄澄映葭苇。 yàng yàng fàn líng xìng ,chéng chéng yìng jiā wěi 。 我心素已闲,清川澹如此。 wǒ xīn sù yǐ xián ,qīng chuān dàn rú cǐ 。 请留盘石上,垂钓将已矣。 qǐng liú pán shí shàng ,chuí diào jiāng yǐ yǐ 。 황화천에 가려면 언제나 청계의 물줄기를 따라가기 마련이라네 물줄기는 산세를 따라 수만 번 굽이치지만 가는 길은 백리길이 되지 않네 흐트러진 돌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 요란해도 소나무숲 정취는 깊고 고요하다네 일렁이는 물결에 마름과 노랑어리연꽃이 떠 있고 맑은 수면 아래에는 갈대 그림자 내 마음의 한가로움이 청계의 맑음과 닮았으니 바라건대 너른 바위 위에 낚싯대 드리우고 은일하며 살고 싶어라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 700~761
江南有丹橘 经冬犹绿林 jiāng nán yǒu dān jú jīng dōng yóu lǜ lín 岂伊地气暖 自有岁寒心 qǐ yī dì qì nuǎn zì yǒu suì hán xīn 강남에 있는 단귤나무 겨울 지나 다시 푸르네. 그게 어디 봄날만의 덕이랴, 겨울을 견뎌낸 나무 공이지. 당나라 현종 때 재상이었던 장구령(張九齡, 673~740)의 감우십이수(感遇十二首) 중 7수의 일부다. 선비다운 말이 솔깃하게 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게 세한심(岁寒心)이라는 단어다. 겨울을 이겨내려는 마음이다. 변치 않는 마음, 다른 시에서는 나라에 대한 충정이나 우정을 상징하는 마음으로 나온다. 겨울은 반드시 가고 봄은 반드시 온다. 그러나 다시 온 봄을 맞는 것은 매번 같지가 않다. 어떤 것은 겨울 추위에 그만 삶을 다하고 만다. 이 고통을 이겨내겠다는 마음, 세한심(岁寒心)으로 폭풍한설을 지나고 나서야 봄을 맞는 것이다. 아쉬운 건 역시 너무 선비의 말이라는 점이다. 岁寒心처럼 자주 쓰이는 게 一壶冰心(yī hú bīng xīn; 주전자 속에 담긴 얼음 같은 마음),万里心(wàn lǐ xīn: 멀리 그리는 마음) 등이다. 뭐라 부른들 어떠하랴, 어차피 마음은 하나인 것
闲云单影日悠悠, 物换星移几度秋 xián yún dān yǐng rì yōu yōu , wù huàn xīng yí jǐ dù qiū 阁中帝子今何在,槛外长江空自流 gé zhōng dì zǐ jīn hé zài ,kǎn wài zhǎng jiāng kōng zì liú 한 조각 구름 그림자 수면에 비추고 해는 한가롭기만한데, 만물이 순환하고 별들도 자리를 옮기니 몇 해가 지났던가? 누각에서 놀던 황제의 아들(등왕)은 지금 어디로 가고, 난간 너머 장강만 홀로 덧없이 흐르네 당나라 시인 왕발(王勃, 647~675)의 등왕각서(藤王阁序;秋日登洪府滕王阁饯别序) 후반부다. 등왕각은 중국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에 있는 누각이다. 당나라 고조 이연의 아들인 등왕(藤王) 이원영이 653년 세웠다. 시는 676년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왕발이 등왕각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해 지었다고 전해진다. 왕발은 몇 개의 시어로 무심한 하늘의 도(道)와 무상한 인간사를 짚었다. 시의 다른 부분도 명문이지만, 삶의 도리를 담은 담담한 이 구절이 가슴에 와닿는다. 특히 日悠悠와 几度秋는 정말 기막힌 대구(對句)다. 두 말만 보면 “해는 한가롭기만한데 몇 해나 그랬소?” 라는 뜻이다.
白日依山尽, 黄河入海流 bái rì yī shān jìn, huáng hé rù hǎi liú 欲穷千里目, 更上一层楼 yù qióng qiān lǐ mù, gèng shàng yī céng lóu 해는 서산으로 지고, 강은 바다로 흐르지. 천 리를 더 보고픈가, 그럼 한 층 더 오르라. 참으로 결연하다. 또박 또박 단순한 천리(天理)를 이야기한다. 이 땅이 생긴 이래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진리다. '하늘의 해는 동에서 떠 서쪽으로 지고, 강은 …' 도대체 무슨 이야기 하려고 이러나 싶을 때 던진 마지막 말이 압권이다. "더 보고 싶어? 더 듣고 싶어?" 그럼 말해주지. “한 층 더 올라가면 돼.” 참, 할 말이 없다. 중국 당나라 중기 너무도 유명한 왕지환(王之涣, 688~742)의 시 '등관작루'(登鹳雀楼)다. 왕지환은 왕창령, 고적 등과 어울린 변색파 시인이다. 그는 단 여섯 수의 시를 남겼는데, 그중 이 등관작루는 다른 이의 시 수백 수보다 낫다. 남아의 호방함이 넘치고 기백이 있어 많이 인용된다. 중국인은 물론 중국어를 배운 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접하게 되는 시다. 관작루는 산시성 영제시에 실제 있는 누각이다. 시어와 문장이 너무 단순해 누구라도 이해
迟迟白日晚 chí chí bái rì wǎn 袅袅秋风生 niǎo niǎo qiū fēng shēng 岁华尽摇落 suì huá jìn yáo luò 芳意竟何成 fāng yì jìng hé chéng 뉘엿뉘엿 하루 해 지면, 솔솔 가을바람 불고, 낙옆따라 한 해도 가네. 아 꽃은 언제나 피려나? “츠츠”, “뇨뇨” 둘 모두 귀를 확 당긴다. 소리도 재미있지만, 뜻은 더 재미있다. 츠츠는 꾸물대는 모양이고, 뇨뇨는 하늘대는 모양이다. 바람이 하늘하늘, 즉 솔솔 분다는 의미다. 마치 바람을 눈에 본 듯 묘사했다. 한문의 독특한 맛이다. 다시 시로 돌아가자. 하루 해는 뉘엿뉘엿 지고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그런데 어느 새 불어온 바람에 가끔 찬기가 느껴진다. ‘아! 가을이구나, 그래서 저 석양이 이리도 붉었구나’ 생각하는 데 문뜩 서글프다. 한 해가 또 어느 새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돌아보니 스스로가 한 해, 한 해가 아쉬운 나이가 됐다. 그 때 불연듯이 떠오르는 의문, "올 해 꽃을 봤던가?" "도대체 내 인생의 꽃은 언제 피었던가?" 진자앙(陈子昂; 661~702)의 시다. 진자앙은 참 격정적인 삶을 산 인물이다. 어려서 문 걸어 잠그고 경서를 독파, 진사에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