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칼인데, 마음은 두부다. 말은 날카로워도 마음은 약하다’. 겉으로는 강해보이나 실제로는 약하다는 뜻이다. 비슷한 사자성어로 ‘外强中干 (wàiqiáng zhōnggān)’이 있다. 주재원 초기시절 현지직원과 마음이 불편했던 일이 발생했다. 분명히 명확하게 지시한 사항인데 제대로 업무처리가 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하고 꾹 참고 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고 끝낼 일을, 말도 되지 않는 핑계를 계속하는 것이다. 결국 참다못해 큰 소리로 나무랐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얼마 후 고참 주재원에게 이 일을 들려주었더니 껄껄 웃었다. 조금 더 중국생활을 하면 익숙해질 것이란다. 이유를 물으니 답을 주지 않는다. 스스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후 유심히 중국 사람들을 관찰했다. 좁은 길에서 몸이 부딪칠 때, 전철에서 남의 신발을 밟게 될 때, 우리는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미안합니다.’를 먼저 말하지만, 중국인들에게 이 말을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나 역시 중국인들의 이런 모습에 알게 모르게 익숙해졌다. 어느 날 중국인과 술자리를 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질문을 했다. 자기도 잘 모르겠지만 중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하여 중국어는 당연히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러운 이야기다. 배우기가 쉽지 않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주재원, 자영업자 중에 제대로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영어권 국가 또는 일본의 경우에는 현지 언어 습득을 당연시 한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는 사정이 다른 것 같다. 조선족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는 중국에 오랫동안 생활한 분들이라면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중국어를 습득하는데 제일 큰 장애물은 한국인의 빨리빨리 습성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영어, 일본어 공부하듯 두세 달에 기본 문법서를 끝내고, 이후에도 최소 두 달에 책 한권은 진도가 나가야 직성이 풀린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의 학습방법이다. 중국어 학습을 망치는 길이다. 중국어는 사성이라는 독특한 발음체계가 있다. 정확한 발음이 되지 않으면 엉터리 중국어가 될 뿐 아니라, 오해를 불러일으킬 위험마저 있다.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것은 들리는데 내가 이야기 하는 것은 상대가 이해 못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진다.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는 어린 한국학생들에게 발음연습만 몇 달씩 매달리게 하는 중국 선생님들의
한국기업들의 중국진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주재원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중국에 유학하는 학생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사드사태 및 한류열기가 냉각되어 예전만은 못하지만 아직도 상당규모의 주재원과 유학생들이 체류하고 있다. 그러나 극히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로 말미암아 전체 한국인이 폄하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북경은 왕징과 우다코를 중심으로 한인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욍징은 주재원 및 자영업자 중심의 거주지역이고, 우다코는 유학생이 주로 머무는 지역이다. 우다코에서는 한국 유학생들 간의 시비가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손버릇이 안 좋은 학생이 다른 학우들의 지갑을 슬쩍하는 사고도 있다. 중국은 한국에 비하여 절도사건의 처벌이 매우 엄하다. 만 위엔(한국화폐 기준 165만 원 정도)이상의 경우에는 변호사를 동원해도 해결이 쉽지 않아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왕징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중견기업 주재원의 만취운전으로 본인은 현장사망하고, 동승자는 식물인간이 된 끔찍한 사고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한인타운의 사건 사고 해결을 위해 주중국대사관 영사부 소속 영사가 고군분투했다. 경찰대출신의 엘리트로 중국어가 능통해 중국공안과의
중국에서 기업을 경영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여러 가지 중에 조직관리의 어려움이 있다. 일본 내 한국기업은 한국주재원, 일본 현지인, 재일동포로 구성되어 있지만, 별반 문제가 없다. 그러나 중국 내 한국기업은 한국주재원, 한족, 조선족이라는 구성에 의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의사소통이 수월하다는 이유로 조선족 직원들과 가까운 분위기가 되면, 한족직원들과 껄끄러운 장면이 나타난다. 한국주재원, 조선족 다음에 한족이라는 차별이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조선족 문제는 훨씬 복잡하고 미묘하다. 앞서 진출한 다른 한국기업의 사례를 참고하여, 현지화에 충실하고자 주요업무에 한족을 배치하고 대고객 한국어 서비스가 필요한 부문에만 조선족을 채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족은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불만들이 쏟아졌다.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로 한족이 전체인구의 약 91.5%, 한족을 제외한 55개 소수민족이 약 8.5%를 차지한다. 그중 조선족은 약 200만 명으로 소수민족 중 13번째 규모이다. 한국기업에게 조선족은 특별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우리보다 20년
우리나라의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과 비슷한 것으로 한번 해놓고 전부를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중국인들의 특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소위 ‘만만디’이다. 중국인의 ‘만만디’에는 실리주의와 그 실리를 담보하기위한 신중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중국에 제조업체를 설립한 후, 금융 분야에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금융회사 진출을 준비했다. 감독 규정에 따라 50%이상 외국기업 지분보유가 불가하므로, 중국 파트너를 찾아야 했다. 제조업체 합자 파트너가 이미 존재하고, 협상 경험도 풍부하므로 진행에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합자회사 설립을 위한 양측 협상에만 수년이 소요되리라는 것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회사 설립이 곧바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가족까지 중국으로 데리고 온 협상담당 주재원들은 숯검정처럼 속이 타들어 갔다. 느릿느릿한 협상진도에 본사로 부터의 질책은 커져만 가고,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중국 측은 무리한 요구를 더 해 갔다. 양측의 권한과 책임을 놓고 지리한 협상이 끝나면 내부결재를 이유로 몇 달을 허송하고, 그 뒤에는 윗분 지시를 이유로 다시 협상하자는 식이다
“모든 게 미국이 자초한 일이다. 우리는 끝까지 싸운다.” 중국 공산당의 대외 목소리로 꼽히는 환추스바오가 6일 사설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중국의 첫 입장이다. 미중 무역전이 본격적인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상하이 담판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 1일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협상은 잠시 중단된 상태다. 중국은 미국 농산물 수입 중단으로 맞섰고, 이어 5일에는 환율이 ‘포치’(破七;1달러당 7위안이 넘는 환율을 의미) 현상까지 나타나도록 했다. 당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포치’ 현상에 대해 “무역전쟁으로 인해 위안화 가치에 대한 하방 압력이 커진 탓”이라는 변을 내놓았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묵인, 혹은 자의적으로 유도했다고 보고 있다. 환율인상을 통해 미국의 관세 압력을 줄이려 한다는 것이다. 위안화로 가격이 정해져 있는 중국 수출품은 미국에서 달러로 계산이 돼 수출단가가 떨어진다. 결국 떨어진 가격에 매겨지는 관세 역시 줄어드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자 중문판 사설을 통해 “중국의
리펑의 장례식이 최근 중국에서 거행됐다. 중국 전 언론이 그의 추도식에 대해 보도했다. 중화권 매체들 역시 리펑 장례식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사실 중국에서 한 지도자의 장례식은 당대 권력의 지형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사례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거 1972년 천이의 장례식 모습이다. 당시는 문화대혁명의 끝무렵이었다. 천이는 본래 중국 공산당의 골간이다. 1901년 쓰촨四川 출신으로 1919년 프랑스에서 공부를 했다. 공산당에 투신해 1955년 원수 칭호를 받았고 군사위 부주석까지 지냈다. 본래 마오쩌둥의 동지였지만, 문화대혁명 발생이후 달라진다. 문화대혁명시기 ‘2월 역류’라 불리는 사건이 있다. 천이 등 군 원로들이 문화대혁명에 반대한 사건이다. 사실 마오쩌둥에 반대했다기보다 사인방과 린뱌오의 발호에 반대한 사건이다. 천이는 이후 유배돼 암으로 고통을 받다 숨진다. 마오쩌둥이 천이를 달리 생각하게 된 것은 천이가 전쟁터의 동지이기도 했지만, 그가 반대했던 린뱌오가 결국 마오쩌둥을 배신하고 혁명을 시도했다는 점 때문이다. 린뱌오의 시도는 사전에 들통이 났고, 린뱌오 본인은 소련으로 망명하려다 가족과 함께 탔던 비행기가 추락해 죽고 만다. 천이 등 2월 역
바야흐로 갈등의 시대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일본이 한국에 경제 보복을 가했다. 북한에 전략물자를 수출한 의혹이 있다는 것인데, 사실 누가 봐도 그보다는 양국 정치문제다. 앞서 한국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일본 기업의 일제 침략기 중 민간 피해에 대해 배상하도록 명했다. 한국의 재판부는 일본 기업의 한국내 재산에 대해 압류처분 조치를 심의하는 중이다. 한일 관계가 벌어진다는 것은 동북아시아의 힘의 구도에 큰 변형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동북아시아는 문제아 북한에 대응하는 한국과 일본이 있었고, 중국의 굴기를 견제하는 한미일의 동맹이 있었다. 또 여기에 맞서는 중국과 러시아 라인이 강화되면서 소위 ‘신냉전’이라는 용어가 나오기도했다. 물론 이 같은 구도가 깨진 것은 한국의 외교적 오판이 그 단초를 제공했다. 박근혜 정부시절 초기 지나치게 친중 일색이던 외교노선이 사드 설치를 정점으로 급속히 친미 성향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심화했던 과거사 문제를 갑자기 지나치게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 대법원에서 심의 중이던 일본 기업의 일제 침략기 민간인 피해 배상소송도 – 문재인 정권 들어 새롭게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 정치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열리는 일본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는 국제 외교동향의 하나의 분수령을 이를 전망이다. 과연 세계는 갈등으로 갈 것인가? 방향을 돌려 새로운 번영을 추구할 것인가? G20 각국 지도자들은 이런 갈림길에 서있다. 키를 잡은 이는 역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다. 둘의 갈등이 세계를 전반적인 신 냉전구도로 만들고 있다. 이에 오는 G20의 관전 포인트는 양국 정상회담이다. 둘이 만나 과연 무역갈등을 풀 것인가? 더 꼬이도록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여기에는 한반도 비핵화문제 등을 포함한 많은 국제 이슈들이 엮여 있다. 둘의 입장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나머지 문제들도의 해결방법들도 정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G20 정상회의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홍콩시위다. 홍콩은 최근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나서 중국과의 ‘범죄인도조약’ 개정을 연기시켰다. 시민들은 홍콩 의법원을 포위하고 조약 개정 절차를 원천봉쇄했다. 홍콩과 중국 당국은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서 조약 개정을 연기키로 했다. 그런데 이 홍콩의 문제가 G20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다. 두 나라간의 ‘무역전이 확전할 것이냐, 휴전할 것이냐?’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쉽게도 현재까지 진행상황을 보면 녹녹치 않다. 두 나라 담당자들은 주요 외신에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아 두 정상의 회담을 앞두고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미중 무역협상은 지난 5월 10일 이후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이후 미국과 중국 담당자들의 미팅은 중단된 상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마퀴스(Garrett Marquis) 대변인은 “회담 준비는 현재 진행되고 있다. 아직 뭐라고 전할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 경제고문 라리 쿠들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정상회담에서 논의가 중단된 문제들을 다시 언급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함께 “중국의 양보가 부족하다”며 위협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바로 당일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경제 개방과 미국과 무역회담에 개방적인 태도”라 강조하면서도 “양국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밝힌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외교부는 그 전 주만해도 “미국이 무역 마찰을 원한다면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