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선진국인 것은 지방 도시를 가보면 안다. 유럽은 지방 소도시들의 생활 수준이 도심의 근로자들의 생활수준 보다 높다. 농사는 전통적으로 땅과 돈이 있는 이들이 짓고, 도시 제조업 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집도 절도 없는 이들이 도맡았던 게 유럽이다. 물론 노동자들 가운데 상업과 제조업으로 크게 성공한 이들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 역시 돈이 생기면 귀족처럼 지방의 땅을 사는 안락한 삶을 추구했다. 도시는 소수의 자본가와 그들을 모시는 다수의 가난한 이들이 살고, 지방 소도시에는 자기 땅에서 나는 곡식으로 남부럽지 않게 사는 자주 농민들이 살았다. 유럽의 도시들은 이 같은 배경에서 발전했다. 이 점에 뒤늦게 산업화를 받아들여 도시를 키운 아시아 각국과의 차이점이다. 자연히 유럽 도시에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의 문화가 도시 곳곳에 스며들었고, 인문적 자산이 됐다. 자연히 글로벌 살기 좋은 도시들을 꼽으면 유럽 도시들이 우선 순위에 잡힌다. 매년 글로벌 도시들의 생활 편의도를 조사해 발표하는 EIU의 순위에도 잘 나타난다. 유럽이 강세고, 아시아는 뒤쳐져 있다. EIU는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계열사로 국가별 경제 전반에 대한 중장기 분석에 정평이
인간의 삶의 본질은 예술성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스스로 아름답고자 노력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요, 이 본성의 발현이 바로 인간의 삶이다. 어느 동물보다 사람만이 환경을 바꾸며 주변을 가꾸고, 자신을 꾸민다. 살아가는 데 하등의 필요도 없는 장신구를 만들어 치장을 하고 산다. 인간이 가진 예술성 때문이다. 아름답고자 하고, 아름다운 것을 공통으로 느끼는 인간적 본성, 예술성 때문이다. 도시는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이다. 개미가 집단 거주지인 개미굴을 본능적으로 복잡하고 미묘하게 만들어 가듯 인간은 자신들의 거주지인 도시를 만들어 냈다. 도시는 그냥 인간들의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도시 곳곳에는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살아온, 앞으로 살아갈 이들의 예술성이 담기게 된다. 서로 경쟁하듯 마천루를 쌓는 것도, 이름난 도시마다 예술 공연장을 두고, 전시장을 두는 것도 인간의 그런 특성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아름답게 살아가고자 한다. 그 꿈이 실현되도록 하는 곳이 바로 도시다. 그럼 세계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시들은 어떤 곳들이 있을까? 최근 중국 매체들이 세계 도시 경관 순위를
‘세계경영’ 한 때 한국의 대우그룹이 주창했던 경영이념이다. 글로벌 시장을 적극 개척해 글로벌을 대상으로 한 기업이 되겠다는 각오였다. 그 뒤 대우는 세계 곳곳에 공장, 사무국을 세우고 지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부분의 대상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보다 남미와 아시아 등 개발도상, 혹은 신흥시장이었다. 지금도 대우그룹의 흔적은 지역 곳곳에 남아있다. 한국에서는 이미 많은 곳들이 사라지고 없지만,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는 대우의 야심찬 행보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오늘날 대우의 글로벌 경영 정신은 기술기업들이 이어받고 있다. 인터넷으로 세계 곳곳이 하나로 엮어진 게 오늘날이다. 그 기반이 IT기술이고, 그 기술을 특정분야에서 가장 활용을 잘 하는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런 글로벌 IT기술 기업들이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몰려 있을까? 글로벌 공략에 성공한 기업들을 보유한 그 국가와 그 도시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 최근 조사 결과 이런 나라와 도시는 글로벌 1위는 일본이었다. 일본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의 도쿄와 요코하마가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홍콩이었다. 홍콩은 사실 중국의 도시다. 3위
넷플릭스는 세계의 안방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동영상 플랫폼이다. 과거 드라마, 영화를 보려면 TV방송사의 편성을 기다려야 했지만,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시청자들은 가입 후 언제든 검색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를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나온 현상이 ‘롱테일 효과’다. 보통 과거 판매 그래픽은 초반에 세로축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던 그래픽 선이 가로축이 진행할수록 낮아지다 사라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어느 순간 판매가 사실상 제로가 되는 것이다. 가로축의 가는 부분을 동물에 비유해 ‘꼬리’, 테일이라고 부른다. 일반 상품이라면 보통 테일에 들어가기 전에 생산을 멈추고 재고 소진에 나선다. 하지만 영화 등 콘텐츠 작품의 경우 그저 창고 묻혀 있는 게 과거 현상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이 꼬리가 아주 길어져, 전체 테일 부분의 매출이 장기적 관점에서 초반 소비 매출 수준을 넘어서는 현상을 롱테일 효과라 부른다. 롱테일 효과는 대체로 과거 작품들을 구독자들이 다시 찾는 데서 나타난다. 그럼 글로벌 구독자들은 어떤 과거 영화들을 가장 많이 봤을까? 넷플릭스 입장에서 어떤 작품들의 꼬리가 가장 길었을까? 1위는 지아이죠:더 라이즈 오브 코르라가 차지
깔끔한 외모에 니트한 세미정장에 스포티한 헤어컷의 30대 초반의 남성이 주차장에서 청록색의 BMW의 문을 연다. 다른 한 손에는 커피 텀블러가 들려 있다. 시동을 건 남성이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백밀러를 정렬한 뒤 엑셀을 밟으니, 차가 부드럽게 주차공간을 벗어난다. 주차장 입구에서 나서 아침의 상쾌한 바람이 차량의 열린 창문으로 들어와 남성의 머리켤을 흔든다. 누구나 이 남성이 나였으면 하고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지도 모른다. 어떤 차를 타느냐, 언제부터인가 세계인들의 인상에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BMW, 벤츠, 벤틀리 일반인들이 누구나가 아는 브랜들의 세대 교체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의 시대가 가고 발전동력 차량의 시대가 오는 때문이다. 기존 내연차 브랜들은 명성을 그대로 유지하려 애쓰고 있지만, 이미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강자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전 세계 자동차 기업의 시가총액 순위가 새롭게 발표되어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순위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반영하며, 전기차와 스마트화 추세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을 깊이 있게 변화시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기술의 지
베이징은 중국 교육의 메카다. 과거 봉건시대에도 그랬고, 지금은 더욱 그렇다. 사실 교육은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분야다. 어떤 인재가 어떤 국가관을 가지고 활동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뀐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국운을 결정하는 사건마다 그 순간, 그곳, 그 직위에 있었던 인재들이 좌우했다. 운명처럼 등장해 국운을 일으킨 이가 있는가 하면, 하필 그 순간 그 자리에 있어 국운을 망친 이들도 적지 않다. 국가의 교육 능력이 한 국가의 한 시대 주요 인재들의 능력을 결정하고 결국 국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한다. 봉건시대인 명·청 시대를 이어오면 중국의 정치 중심지인 베이징은 자연히 중국 교육의 중심지가 됐다. 정치 중심지 역할이 이어지면서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요 인재들이 베이징에서 탄생하고 있다. 베이징 시대 주요 대학들의 글로벌 성적을 보면, 중국의 장래가 어둡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최근 ‘2024년 소프트 테크놀로지 대학 학술 순위’가 발표되었다. 올 2024년 전세계 대학 학술 순위 발표에서도 베이징 소재 22개 대학들이 글로벌 톱 1000 순위에 모두 올랐다. 특히 칭화대학교는 22위로 아시아 1
"이진법(二進法, binary)은 두 개의 숫자(1과 0)만을 이용하는 수 체계이다. 관습적으로 0과 1의 기호를 쓰며 이들로 이루어진 수를 이진수라고 한다. 이진법은 라이프니츠 (Gottfried Wilhelm Leibniz)가 음양사상의 영향을 받아 발명하였다. 십진법의 1은 이진법에서는 1, 십진법의 2는 이진법에서는 10, 십진법의 3은 이진법에서는 11, 십진법의 4는 이진법에서는 100이 된다." 위키백과에서 이진법에 대한 설명이다. 이진법은 기계어와 인간 언어를 이어준다. 숫자화, 코드화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반도체를 이용해 기계가 인간의 숫자를 기억하고 셈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단순히 셈이 이상의 그림 그리기, 언어 이용 등도 이 같은 숫자화, 코드화를 통해 가능해진다. 기계가 이진법만 쓰는 것은 반도체의 특성 탓이다. 있고, 없고 두 가지만 인식할 수 있는 게 기계다. 사실 인간도 마찬가지인지 모른다. 위의 설명 가운데 주목되는 게 라이프니츠가 이진법을 동양의 음양사상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대목이다. 사실 음양사상 자체가 이진법이다. 라이프니츠가 발명했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주역의 음양은 이진법으로 만물을 어떻게 코드화하는
술은 문화의 꽃이다. 사람이 용질이라면, 술은 용매다. 사람의 감정을 녹여 서로 섞이도록 한다. 그래서 무엇인가 새로운 하나가 되도록 한다. 본래 동양에서 자연의 만물은 ‘귀일’ 하나로 돌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본생이 원래의 하나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게 우리 동양의 기본 사고다. 그래서 돌아가기에 남는 것들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고 스쳐 가는 모든 것이 귀하고도 귀하게 된다. 일상에서 쉽게 부서지지만 쉽게 하나가 되는 게 바로 물이다. 액체다. 술이라는 액체는 인간의 딱딱한 감정을 녹여 액화한다. 사람들의 감성을 서로 묶어 하나가 되게 한다. 인류 문명을 가장 즐겁고 화려한 곳에 술은 항상 빠지지 않고 존재했다.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액체가 바로 술이다. 살아 움직이는 것들 가운데 스스로 술을 만들어 마시는 유일한 존재가 인간이다. 스스로 흩어진 감성들을 하나로 묶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것이 운명이라면 운명이고, 우연이라면 우연이다. 물론 넘치면 사고가 난다. 물도 마찬가지다. 적당한 물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넘치는 순간 인간을 파멸시키는 위협이 된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이 술도 자본주의가 스며들었다. 공자와 제자들이나 예수와 그
‘살기 좋다’ 참 어려운 개념이다. 일단 물질적인 풍족은 이 개념의 기본 조건이다. 일자리가 많고 그래서 돈을 많이 벌고, 다양한 물건들이 많아 편하게 사서 마음껏 즐기는 생활이라면 누구나 살기 좋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천국이 어디 있을까? 돈이 많다면서 그냥 물자가 풍부한 곳이라면 어디든 천국이겠다. 하지만 소위 중산층이라는 게 그렇다. 항상 무엇을 하기는 돈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없이 산다고 하기에는 좀 남음이 있다. 가진 게 그렇다보니, 물가는 중산층 삶의 질을 결정하는 치명적인 요소가 된다. 물가가 비싸면 중산층은 모두가 살기 어렵고, 물가가 싸면 중산층은 대부분 ‘살기 좋다’고 느낀다. 그래서 글로벌 도시들의 물가가 중요하다. 세계가 아무리 가까워졌다고 해도 글로벌 주요 도시들마다 물가는 모두가 같은 게 아니다. 주요 변동 요인은 국가별 관세와 지역별 인건비의 차이다. 글로벌 경제가 가까워지면서 공산품 단가는 사실상 동일해지고 있다. 중국 물건이 가장 싼 이유는 유통과정에서 물류비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물류비의 변동은 인건비, 관세 등에서 가장 큰 차이가 생긴다. 이런 물가차는 모든 가격을 달러로 통일했을 때 그대로 드러난다. 여기에는 국가별
천하의 반이 여성이다. 중국 공산당이 여권 신장을 내세우며 한 표어다. 실제 중국에서는 여성들의 권리 보장이 나름 잘 돼 있다는 게 국제 사회 평이다. 물론 여전히 남성 위주의 '대남성 주의' 현상이 사회 일반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최소한 공산당 내부에서 일정 비율로 여성 당 간부도 유지하고 있다. 이 여성들이 개혁개방과 함께 소비를 늘린 부분이 있다. 바로 화장품이다.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개혁개방이래 가장 놀라운 성장을 일궈낸 산업이다. 천하의 반인 여성들이 적극 소비를 하고 나섰으니 오죽하랴. 지난 2010년대 중국 화장품 산업은 본격적인 발전 추세를 만들어 갔는데, 이 때 한국의 서울 외국어대학교격인 베이징어원대의 여학생들 10명 중 3명 정도만 화장을 하는 수준이었다. 당시 한국이 여중생들이 화장을 했으니,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그만큼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지금도 중국의 화장하는 여성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초기 시장이 그렇듯, 대부분의 경우 해외 브랜드들이 초기 시장을 주도하고 조금씩 중국 자체 브랜드들이 성장하는 형식으로 중국 화장품 산업도 발전했다. 2024년 이제는 소위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과 중국 자체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시장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