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다. 사람이 밥없이 못 살듯, 산업은 반도체 없이 못산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이 반도체에 손을 댄 이유다. 이 회장에게 반도체 산업을 하도록 한 이 문구는 이제는 더욱 명언이 됐다. 다만 쌀 보다는 '반도체는 필수 비타민이다'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현존하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반도체를 소비하고 있다. 의료산업이 빠르게 IT화하고 있고, 유통산업 역시 빠르게 IT화하고 있다. 자동차는 이미 전자제품이 된 지 오래다. 사물인터넷이 완전히 정착하는 4차 산업의 완성기에는 반도체 효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물과 사물이 통신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메인 서버를 통해 통제를 받는 시대가 바로 4차 산업 혁명의 완성기다. 현대 사회는 이 완성기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은 이 같은 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반도체 생산은 한국과 대만이 가장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다만 한국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대만에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Counterpoint Research'에서 2022년 분기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Top 5 기업을 발표했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한 때 삼성은 중국에서 애플을 누르고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였다. TV 등 삼성 브랜드는 중국인 안방을 장악하기도 했다. 삼성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흘러간 과거가 됐다. 삼성 제품의 질이 떨어져서? 그렇다면 중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삼성 브랜드 가치가 떨어져야 했을 것이다. 유독 중국에서만 삼성이 홀대를 받는다. 삼성 스마트폰은 세계에서 애플에 버금가는 유일한 브랜드다. 기술에서는 오히려 애플을 앞지른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런데 왜 중국 시장에서만 삼성은 이런 브랜드 가치를 잃었을까? 일단 중국에서 전반적인 한국 브랜드 가치 하락의 계기는 박근혜 정부 시절 시행한 '사드 배치' 탓이 크다. 사실 사드 배치가 문제라기보다, 사드를 배치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외교적 판단 미스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둘째는 그 틈을 노린 중국 브랜드들의 급상승이다. 중국 회사들은 열심히 '삼성 미투'에 나섰다. 삼성이 기술 기반이다 보니 디자인 등 문화 중심인 애플과 달리 베끼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셋째는 삼성의 잘못된 중국 정책이다. 사실 삼성만이 아니다. 중국은 시장이 크고 큰 시장일 수록
중국 14억 인구의 아이들을 기르는 데도 갈수록 IT(정보통신) 기술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21세기 들어와 중국도 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원인은 간단하다. 한국과 다르지 않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담이 커진 때문이다. 각종 교육비에 아이들의 일상적 행복까지 책임져야 한다. 자연히 젊은 부부들은 아이를 낳아 희생하기 보다는 아예 낳지 않는 쪽을 택한다. 한 때 유행한 딩크족 성향이 이제는 일반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각종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다. IT 기술을 활용한 육아 지원도 한 부분이다. 중국 당국의 고심에 힘입어 각종 IT업체들이 다양한 앱서비스를 출시해 경쟁하고 있다. 16일 중국 온라인 매체인 인터넷 주간(互联网周刊)이 '2022년 분야별 중국 최고 인기 앱 순위'를 발표했다. 그 중 육아 어플 순위 Top 5는 다음과 같다. 1위 친보보(亲宝宝) 2위 마마망잉육(妈妈网孕育) 3위 보보수잉육(宝宝树孕育) 4위 취미(聚美) 5위 맥악구(麦乐购) 2012년 첫선을 보인 1위 어플 친보보는 '성장 기록 클라우드'와 '스마트 육아 도우미'라는 두 가지 핵심 기능으로 1억 명이 넘는 등록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66위' 글로벌 여권 파워 순위에서 중국이 세계 66위를 차지했다. 여권 파워란 여권을 들고 쉽게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얼마나 많은 지로 결정된다. 한 나라의 국제적인 교류 정도를 보여준다. 다양한 측면이 다시 고려될 필요가 있지만 한 나라가 지구촌에서 얼마나 환영받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순위가 낮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국제 교류가 적다는 의미일 수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교류 자문 업체 '헨리&파트너스(Henley&Partners)'가 최근 공개한 2023년 1분기 세계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여권 소지자가 사전에 비자를 받지 않고 갈 수 있는 나라는 80개로 나타났다. '헨리&파트너스'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토대로 각국의 여권 파워를 평가한 결과를 분기별로 공개하는데, 해당 여권을 소지했을 때 비자가 필요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간편한 입국 절차를 통해 방문할 수 있는 국가가 몇 개국인지를 지수화해 순위를 매긴다. 올해 1분기 세계 여권 파워 순위에서 1위는 일본(193개국), 공동 2위는 한국(192개국)과 싱가포르(192개국)가 차지했다. 소위 'K-문화'가 왜 빠르게 세계화하는 지 짐작케
연구개발(R&D)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기술의 시대, 기업은 물론 나라에서 연구개발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거의 모든 것을 걸고 새로운 기술, 보다 유용한 기술 확보에 투자해야 한다. 바로 기업의, 국가의 연구개발비다. 물론 여기에는 두 가지 난제가 있다. 하나는 국가적 개발 인프라다. 또 다른 하나는 연구를 수행한 인재 개발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어떠냐에 따라 투입하는 연구개발비의 효용성이 달라진다. 바로 확보한 기술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기업의, 나라의 생산성을 좌우하듯 말이다. 그럼에도 핵심은 여전히 연구개발 투자의 규모다. 이게 클수록 자연히 연구개발 성과도 달라진다. 많이 투자할수록, 그 결과도 비례해 좋아진다. 최근 '2022 유럽연합(EU) 산업 연구개발 투자 스코어보드(The 2022 EU Industrial Research and Development Investment Scoreboard)‘가 발표됐다. 이번 보고서는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세계 2500개 기업을 분석했다. 이들 기업들의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액은 9089억 유로(약 1218조 원)이며, 연구개발 투자 기업 순위 Top 10은 다음과 같다
"동화의 나라" 중국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일반 한국 사람들이 잘 모르는 얼굴이다. 무슨 말일까? 중국 고전 산해경을 보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동양의 모든 괴물, 동양의 모든 판타지의 세계는 이미 수천년 전 중국에 살던 이들이 생각해 낸 것이다. 산해경은 그 모든 상상력의 결집체다. 수천년이 흐른 요즘 산해경이 빛을 발한 것은 사실 중국이 아니다. 일본이다. 일본의 수많은 만화 괴물 캐릭터들이 바로 이 산해경에서 나왔다. 최소한 산해경이 모티브가 됐다. 공산화한 중국이 고전을 등한시하는 동안 본토 중국이 아닌 일본이 산해경의 캐릭터들을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포켓몬의 캐릭터들 역시 이 산해경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그 캐릭터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세계가 만화가 아니다. 바로 게임이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은 산해경을 근본으로 한 일본 만화의 영향을 받은 게 적지 않다. 요즘에서야 중국이 다시 이런 캐릭터들에 관심을 쏟고 있다. 뒤늦게서야 중국의 고전 산해경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중국의 43개 기업이 지난해 12월 글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누가 말했던가. 바로 공자다. 유교가 중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정신세계를 지배한 이래 이 말은 유교의 훈도를 입은 이들의 역사 면면히 이어지는 삶의 지표가 됐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의 뜨거운 교육열의 근원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자식을 낳아 가르치는 데 거의 모든 가족의 자산을 소비한다. 그렇게 성장한 이들은 다시 가족을 일으키고, 나라를 일으킨다. 다시 쌓인 가족의 자산은 자식의 교육을 위해 소비된다. 한국이 그렇고 중국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아이가 태어나 지역의 우수한 학교에 입학하고, 다시 우수한 고등교육기관, 대학에 입학하는 게 가족의 유일한 목표다. 물론 이에 따른 문제도 많다. 사회적 자원 낭비가 적지 않다. 대부분의 자산이 교육에 쏠리지만, 그것은 생의 행복을 위한 교육보다는 사회적 경쟁력을 기르는 교육에 집중된다. 자녀의 부담도 적지 않다. 온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살면서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하지만, 어린 마음에 쉽지는 않다. 순위를 세우다 보니, 1등 한 명만 행복하고 나머지 99명은 불행해진다. 한국 사회의 행복도가 그 증거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을 비롯해 중국의 대부분 가정이 자식을 명
도시별 경제성장은 중국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중국은 각 성(省)의 경제 계획을 수립, 관리한다. 성의 수도와 주요 도시들의 성장은 성의 가장 중요한 경제 발전 동력이다. 중국 중앙 정부 자체가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충칭, 톈진 등 거점 도시들을 선정해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후베이는 중국 34개 성급 행정구역 가운데 중위 수준의 경제 규모를 지닌 성이다. 그 후베이성에서도 중부에 위치한 샹양(襄阳)은 삼국시대(220~280) 유명한 군사 전략가 '제갈량'이 살았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지역 총생산은 약 5800억 위안(약 106조 원)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상양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후베이성이 한강(汉江) 유역개발의 거점 도시로 상양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성 정부가 지역 발전을 위해 경제 건설의 거점 지역을 선정했다는 것은 향후 5년간 이 지역에 성의 모든 경제 역량이 집중된다는 의미다. 후베이성은 상양의 도시 현대화를 집중 지원해 인구 300만 이상의 새로운 시구역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중국의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상양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상양의 교통망 확충을 위한 고속도로와
'10대 중 4대' 지난해 세계에서 팔린 전기자동차 10대 가운데 4대가량은 중국차로 조사됐다. 중국 자동차 산업 굴기의 현주소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 된 지 오래다. 이 시장에서 어떤 브랜드가 성공하느냐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느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국 제조 차량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 자동차시장 전문 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전기차 판매량 680만대 중 중국차가 290만대(42.6%)로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차는 210만대(30.9%)가 팔려 2위, 폭스바겐과 르노 등 유럽차는 120만대(17.6%)로 3위를 기록했다. 중국, 미국, 유럽차가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약 90%를 차지했으며 일본차(도요타, 혼다 등)는 2.9%(20만 대)에 그쳤다. '마크라인즈'는 비야디(比亞迪, BYD), 상하이자동차(SAIC), 웨이라이(蔚來), 샤오펑(小鵬) 등 전기차 메이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판매량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자동차 산업 육성에 얼마나 힘쓰는 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 가운데 전후방 연
인공지능(AI)은 미래의 국운을 좌우하는 산업이다. 간단히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제갈량' 같은 책사 하나씩 주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상에는 제갈량을 얻은 수많은 유비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세상의 많은 불평등은 정보 불평등에서 시작한다. 그 정보 불평등은 개인의 교육차, 한 개인이 살아가는 환경이 결정한다. 금융을 전공한 이가 정부의 금융정책에 밝고, 금융정책의 변화에 맞춰 투자를 잘하게 되는 이치다. 하지만 AI가 일반화하는 세상에서는 다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모든 정보를 고르게 갖춘 AI를 개개인이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자연히 어느 수준까지, 어느 기능까지 AI를 활용하느냐가 미래 사회 정보 불평등의 정도를 좌우하게 된다. 정보 불평등의 개념도 지금보다 더욱 명확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 그 차이가 너무 커 개념이 모호하지만, AI가 일반화된 세상에서는 정보를 제공받는 시간차가 정보 불평등의 실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 시대의 투자는 초단위로 수익률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은 이런 AI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국가다. 춘추전국시대, 각국이 생사존망을 건 싸움을 벌이면서 책사들의 중요성을 여실히 체감